EU 집행위, 구글 안드로이드 'AI 개방' 압박 시사… 제미나이 시스템 특혜·DMA 게이트키퍼 7곳 규제, 이번 여름 시정 명령 가능성
유럽연합 집행위가 안드로이드의 AI 구현 방식을 두고 구글에 추가 개방을 요구할 가능성이 커졌다. 집행위는 지난 1월 시작한 'specification proceeding'(사양 절차) 1차 조사 결과를 공개하며, 이번 여름 안드로이드의 AI 관련 운영 방식 변경을 강제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핵심 쟁점은 제미나이(Gemini)가 안드로이드에서 누리는 시스템 차원의 특별 대우다. 구글이 만든 안드로이드 단말을 처음 켜면 제미나이가 이미 탑재돼 있으며, 운영체제 레벨에서 다른 AI 서비스가 접근할 수 없는 기능이 다수 존재한다는 것이 집행위의 판단이다.
집행위는 안드로이드에서 구글 제미나이 전용으로만 동작하는 경험이 너무 많다며, 게이트키퍼인 구글이 이를 시정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이는 제3자 AI 서비스가 활용할 수 있는 기능이 부족하다는 문제의식을 겨냥한 조치다.
이번 조치의 법적 근거는 디지털 시장법(DMA)이다. DMA는 거대 IT 기업 7곳을 '게이트키퍼'로 지정해 공정 경쟁을 위한 강화된 규제를 부과하는 광범위한 법률로, 구글은 이 규제에 일관되게 반대 목소리를 내왔지만 이미 수년간 적용을 받아왔다. 집행위가 이 법에서 물러설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평가된다.
구글은 이번 조사를 두고 "부당한 개입(unwarranted intervention)"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다만 EU 집행위가 사양 절차를 거쳐 도출한 결과를 토대로 본격적인 시정 명령으로 이어질 경우, 안드로이드의 AI 구조 자체에 변화가 불가피하다.
헨나 비르쿠넨(Henna Virkkunen) 기술 주권 담당 집행위원회 부의장은 성명에서 "급변하는 AI 환경 속에서 상호운용성이 이러한 기술의 잠재력을 끌어내는 핵심"이라며, "이번 조치는 안드로이드 단말을 더 폭넓은 AI 서비스에 개방해, 사용자가 기능을 희생하지 않고도 자신의 필요와 가치에 가장 잘 맞는 AI 서비스를 선택할 자유를 가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