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CEO들, 자신의 'AI 분신' 경쟁… 메타 '저커버그 3D 아바타'·블록 도시 '6,000명 직보' 구상
실리콘밸리 경영자들이 인공지능으로 자신의 '분신'을 만들거나 조직의 중간 관리층을 걷어내는 실험에 나서고 있다고 Wired가 보도했다. 소비자와 대기업의 AI 도입이 기대만큼 빠르게 진전되지 않는 상황에서도, CEO들이 개인적 비전을 앞세워 AI 확산을 주도하는 흐름이 두드러졌다는 평가다.
가장 주목된 사례는 메타다. 파이낸셜 타임스(FT)는 4월 13일, 메타가 마크 저커버그 CEO의 포토리얼리스틱 3D AI 아바타를 개발 중이라고 전했다. 회사 관계자 여러 명을 인용한 이 보도에 따르면 봇은 저커버그의 공개 발언, 제스처, 기업 전략에 대한 최신 관점으로 훈련되며, 메타 임직원들과 저커버그를 대신해 상호작용하도록 설계되고 있다.
FT는 직원들이 이 아바타와 영상 통화를 시작해 질문을 던지고 관리상 조언·피드백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저커버그는 자신의 디지털 도플갱어 테스트와 훈련에 직접 참여하고 있으며, 페이스북·인스타그램 사용자를 위한 여러 AI 캐릭터를 개발 중인 가운데서도 이 초기 단계 프로젝트가 우선순위로 부상했다고 메타 직원들은 설명했다. 메타는 관련 질의에 응답하지 않았다.
유사한 선례도 있다. 1년 전 클라르나의 세바스티안 시에미앗코우스키(Sebastian Siemiatkowski) CEO와 줌의 에릭 유안(Eric Yuan) CEO가 분기 실적 발표 일부를 각자의 AI 분신으로 대체해 주목받은 바 있다. 이는 경영진이 어떤 일상적 책무를 '자신의 시뮬레이션'에 위임할 수 있을지 모색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Wired는 해석했다.
블록(옛 스퀘어)의 잭 도시(Jack Dorsey) CEO는 조직 구조 자체를 AI로 재설계하려 한다. 회사가 AI에 무게를 싣는 과정에서 감원이 이어졌고, 2월에는 전 직원의 40%에 해당하는 약 4,000명 규모의 감축이 발표됐다. 이달 방송된 비즈니스 팟캐스트 'Long Strange Trip' 인터뷰에서 도시는 블록이 구축 중인 중앙 AI를 토대로 관리 계층을 점차 허물어 가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도시는 "지금 나와 회사 내 누구든 사이의 최대 깊이는 아마 5명 정도"라며 "올해 이를 2~3명으로 줄이고 싶고, 가장 이상적인 경우에는 어떤 층도 없이 회사 6,000명 전원이 내게 직접 보고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구조 기준으로는 다소 황당해 보여도 업무 대부분이 '인텔리전스 레이어'를 거친다면 훨씬 관리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블록 측은 도시 발언에 관한 논평 요청에 그가 3월 31일 세쿼이아 파트너 로엘로프 보타(Roelof Botha)와 공동 작성한 블로그 'From Hierarchy to Intelligence' 링크로 답했다. 두 사람은 글에서 "오늘날 대부분의 기업은 AI를 모두에게 코파일럿처럼 제공해 기존 구조를 약간 더 잘 돌아가게 할 뿐"이라며 "우리가 겨냥하는 것은 다르다—회사 자체를 하나의 지능(또는 미니 AGI)으로 구축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AGI는 인간 수준이나 그 이상의 추론 능력을 갖춘 아직 존재하지 않는 AI를 뜻한다.
Wired는 저커버그의 아바타와 도시의 '6,000명 직보' 시나리오가 "CEO는 동시에 여러 곳에 있을 수 없다"는 문제에 대한 유사한 해법이라고 지적했다. 매체는 이 기술이 지휘관과 현장 구성원 사이의 거리를 실제로 지워주거나 그러한 근접성이 회사와 직원 모두에게 이익이 된다는 증거는 없다고 평가했다. 경영진이 자신의 영향력을 '확장'하기 위한 이론적 지름길에 베팅하고 있으며, 자신의 관점을 증폭·고착시키는 형태의 AI를 원하고 있다는 것이 기사의 결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