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도비 '파이어플라이 AI 어시스턴트' 체험기, 유능한 인턴엔 아직 못 미쳐
어도비가 베타 테스트 중인 '파이어플라이 AI 어시스턴트(Firefly AI Assistant)'는 이미지를 직접 만들거나 편집하도록 설계된 일반적인 생성형 도구와 달리, 사용자를 대신해 어도비의 디자인 앱을 조작해주는 일종의 '멀티태스킹 중개자'에 가깝다. 어도비는 웹사이트에서 "필요한 것을 파이어플라이 AI 어시스턴트(베타)에게 말하기만 하면 포토샵, 일러스트레이터 등 여러 앱의 도구를 활용해 다단계 작업을 순식간에 완료한다"고 설명한다. 더버지가 이 도구를 직접 사용해봤다.
인터페이스는 전형적인 챗봇처럼 보인다. 프롬프트를 입력하는 텍스트 상자와 미디어 파일을 올리는 더하기(+) 버튼이 있다. 컴퓨터에 설치된 실제 어도비 앱을 구동하는 것은 아니지만, 마스킹과 객체 인식, 이미지 생성 같은 공통 기능에 접근할 수 있다. 대화형으로 설계돼 "이 사진을 더 화사하게 만들어줘"라고 요청하면 자신의 작업을 설명하면서 결과를 만들어낸다.
파이어플라이 AI가 완성한 사진 편집과 일러스트는 언뜻 보면 그럴듯하다. 한 사진에서는 머리색을 바꿨고, 다른 사진에서는 배경 장소와 조명을 바꿨다. 다만 결과가 완벽하진 않아서, 색이 지나치게 선명하거나 주변 환경에 제대로 어우러지지 못한 부분도 있었다. 평범한 사람이라면 AI로 만들거나 조작했다고 의심하지는 않겠지만, 어디까지나 초보 디자이너의 작업처럼 보이는 수준이었다.
파이어플라이 AI 어시스턴트가 흥미로운 진짜 이유는 사용자와 상호작용하는 방식에 있다. 창가에 있는 고양이 사진을 주고 하늘을 구름 없이 맑게 만들어달라고 하자, 곧장 편집된 이미지를 내놓는 대신 편집 전 장면을 놀랄 만큼 상세하게 묘사했다. 사진에 고양이 엉덩이만 주로 보이는데도 메인쿤 품종임을 정확히 알아맞혔고, 이어 포토샵과 라이트룸의 구체적인 도구를 정식 편집 용어로 언급하며 단계별 과정을 설명했다. 실시간으로 편집되는 화면을 보여주지는 않지만, 각 결과를 위해 어떤 기능을 쓰는지 알려준다.
이 도구는 자신의 한계도 의외로 솔직하게 드러냈다. JPG 파일의 객체들을 별도 레이어로 분리해달라고 하자 그렇게는 할 수 없다고 답하면서, 이미지를 개별 요소로 나누는 두 가지 다른 방법을 장단점과 함께 제시했다. 사용자가 하나를 고르자 작업 과정을 설명하면서 "가우시안 블러 방식이 진짜 투명한 컷아웃을 만들지 못하고 전체 이미지 PNG만 출력하고 있다"며 그 방식이 잘 안 된다는 사실까지 밝혔고, 곧 마스크와 자르기·크기 조절 도구로 방향을 바꿨다.
포토샵의 생성형 채우기나 구글의 매직 에디터처럼 이미지에 새 객체를 추가하도록 요청할 수도 있다. 사진에 시가나 '손으로 만 담배', 심지어 총을 넣는 것은 주저하지 않았지만, 명백히 불법적인 것은 생성을 거부했다. 가짜 앨범 커버처럼 카메라를 향해 총을 겨누는 모습은 만들 수 있어도 누군가를 쏘는 모습은 만들지 못했다. 얼굴이나 몸의 형태·크기를 바꾸거나 노출이 심한 옷을 입히는 것도 거부했다.
필요한 정보가 있으면 사용자에게 되묻기도 한다. 칵테일 두 잔을 찍은 사진을 술집 홍보용 일러스트 그래픽으로 만들어달라고 하자, 어떤 플랫폼에 올릴 계획인지 물으며 틱톡·인스타그램·페이스북 같은 선택지와 각 콘텐츠의 표준 픽셀 규격을 함께 제시했다. 다만 인스타그램 정사각형 게시물이 1080x1080이라는 점을 모르는 사용자라면 그 과정에서 무언가를 배울 수도 있었다. 반면 챗봇 특유의 과한 칭찬, 가령 편집 요청에 "좋은 생각"이라고 추켜세우는 군더더기는 여전했다.
최근 캔바도 자체 대화형 디자인 에이전트를 선보였다. 캔바 역시 화려한 표현과 낯간지러운 칭찬이 많지만 어도비처럼 작업 과정을 설명하지는 않으며, 결과물도 어도비가 보여준 수준에는 미치지 못했다는 게 더버지의 평가다. 어도비는 이 어시스턴트를 노동집약적 작업을 대신 처리해 창작 전문가의 시간을 아껴주는 도구로 주로 내세운다. 그러나 더버지는 숙련된 디자이너에게는 동료라기보다 신입 인턴을 돌보는 느낌에 가까울 수 있다며, 지금으로서는 너무 초보적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