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스로픽 사모시장 주가 폭등, 매수 대기 자금 20억 달러… SpaceX IPO가 AI 기업 유동성에 변수
사모시장 투자은행 레인메이커 시큐리티즈(Rainmaker Securities)의 글렌 앤더슨(Glen Anderson) 대표는 현재 사모시장의 주요 캐릭터로 앤스로픽, OpenAI, SpaceX 세 기업을 꼽았다. 그는 2010년부터 비상장 기업 주식 거래를 중개해왔으며, 약 1,000개 비상장 종목을 취급하는 레인메이커의 시장 데이터를 바탕으로 현재 상황을 분석했다.
앤더슨에 따르면 앤스로픽 주식은 "우리 마켓플레이스에서 가장 구하기 어려운 종목"이며 "매도자가 전혀 없다"고 밝혔다. 블룸버그 보도에 인용된 넥스트 라운드 캐피털(Next Round Capital)의 켄 스마이스(Ken Smythe) CEO도 매수자들이 앤스로픽에 투입할 준비가 된 자금이 20억 달러에 달한다고 전한 바 있다. 반면 투자자들이 매도하려는 OpenAI 주식 약 6억 달러어치는 매수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
앤더슨은 앤스로픽에 대한 수요를 끌어올린 주요 계기로 미 국방부(DOD)와의 공개적 대립을 지목했다. 처음에는 악재로 보였던 이 사건이 오히려 앤스로픽을 "큰 정부에 맞서는 영웅"으로 부각시키며 OpenAI와의 차별화를 극대화했다고 분석했다.
OpenAI의 경우, 2차 시장에서 기업가치 약 7,650억 달러 수준에 거래되고 있으며, 이는 최근 1차 라운드 밸류에이션 8,520억 달러 대비 상당한 할인율이다. 앤더슨은 OpenAI 시장이 "앤스로픽만큼 활발하지 않다"고 인정하면서도, 이를 양자택일의 문제로 보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투자은행들의 움직임도 주목할 만하다. 모건 스탠리와 골드만 삭스는 고액 자산가 고객에게 수수료 없이 OpenAI 주식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반면 골드만 삭스는 앤스로픽 주식에 대해서는 통상적인 수익 배분율인 15%~20%의 캐리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어, 두 기업에 대한 시장 수요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난다.
한편 SpaceX는 2022~2024년 사모시장 조정기에 많은 비상장 기업 주가가 고점 대비 60~70% 하락하는 와중에도 "꾸준히 우상향"한 유일한 종목으로 평가받았다. 2015년 구글과 피델리티가 10억 달러를 공동 투자했을 당시 기업가치는 약 120억 달러였으나, 현재는 1조 달러를 넘어서며 초기 투자자에게 100배 이상의 수익을 안겼다.
SpaceX는 이번 주 비공개로 IPO를 신청했으며, 일론 머스크는 500억~750억 달러 규모의 자금을 6월경 조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2019년 사우디 아람코의 1.7조 달러 상장에 버금가는 역대급 시장 데뷔가 될 전망이다.
앤더슨은 SpaceX IPO가 AI 기업들의 상장 계획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SpaceX가 엄청난 유동성을 흡수할 것"이라며, "IPO에 배정된 자금은 한정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앤스로픽과 OpenAI 모두 올해 안에 공개 시장 진출을 검토하고 있지만, 먼저 신청한 SpaceX가 선점 효과를 가져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