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CMS, AI 만성질환 케어 성과 보상 'ACCESS' 시범… 150개사 7월 출범
미국 연방 메디케어·메디케이드 서비스 센터(CMS)가 AI 기반 만성질환 케어를 시험하는 10년짜리 시범 프로그램 'ACCESS(Advancing Chronic Care with Effective, Scalable Solutions)'를 가동한다. 페어팀(Pair Team) 등 150개 참여 기관이 선정됐고 본 가동은 7월 5일이다. 페어팀은 자사가 ACCESS에 채택됐다고 4월 30일 발표했다.
ACCESS의 핵심은 결제 모델 자체의 전환이다. 기존 메디케어는 임상의가 환자와 보낸 시간이나 정해진 활동 횟수에 따라 보상한다. ACCESS는 그 대신 혈압 저하, 통증 감소 같은 측정 가능한 건강 목표를 환자가 달성했을 때 전액을 지급하는 성과 기반 모델이다. 적용 대상 질환은 당뇨, 고혈압, 만성신장질환, 비만, 우울, 불안이다.
이 모델 아래에서는 임상의 방문 사이에 환자를 모니터링하거나 안부 전화를 걸고, 주거 지원을 연계하거나 복약 여부를 챙기는 AI 에이전트의 활동에도 보상이 발생한다. 페어팀 창업자 닐 배틀리발라(Neil Batlivala)는 "지불 모델의 전환"이라며 "이전에는 이런 방식이 불가능했다"고 말했다.
1차 코호트에는 AI 닥터 스타트업, 가상 영양 치료 업체, 커넥티드 디바이스 회사, 웨어러블 제조사 웁(Whoop) 등이 폭넓게 포함됐다. 배틀리발라는 일부 참여 기관에는 회의적인 시각을 내비쳤다. 그는 "웨어러블은 좋아하지만, 식량 불안정에 시달리는 노년 환자에게 웁이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페어팀은 2019년 만성질환을 관리하면서 주거·식량·교통 불안정까지 겪는 환자를 겨냥해 출범했다. 약 850명의 임상 인력을 운영하며 회사 측은 캘리포니아 최대 규모의 지역 보건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클라이너 퍼킨스(Kleiner Perkins), 크래프트 벤처스(Kraft Ventures), 넥스트 벤처스(Next Ventures) 등으로부터 약 3천만 달러를 조달했고 매출은 9자리 수(1억 달러 이상)에 이른다고 배틀리발라는 말했다.
페어팀의 모델은 동료 심사를 받은 임상 근거가 있다. '저널 오브 제너럴 인터널 메디신(Journal of General Internal Medicine)'에 실린 연구는 노숙·중증 정신질환·만성질환을 동시에 겪는 메디케이드 환자를 대상으로 한 페어팀의 통합 케어 모델을 평가했고, 환자 참여도가 높고 응급실·입원 이용이 크게 줄었다고 보고했다. 배틀리발라는 자사 케어 중 환자에서 입원의 4분의 1, 응급실 방문의 2분의 1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페어팀은 약 9개월 전 환자 인터페이스 역할을 하는 음성 AI 에이전트 '플로라(Flora)'를 도입했다. 플로라는 24시간 운영되며 환자 인테이크, 의뢰 조정, 임상의 방문 사이의 정기 점검을 담당한다. 배틀리발라가 떠올린 첫 사례는 차 안에서 생활하며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와 울혈성 심부전을 앓는 67세 여성과의 통화로, 그녀는 플로라와 한 시간 넘게 대화했다고 한다. 플로라는 그녀가 몇 주 만에 자신의 상황을 두고 처음 이야기한 '사람'이었다.
ACCESS의 설계자는 CMS 이노베이션 센터 디렉터 에이브 서튼(Abe Sutton)과 같은 센터 최고 AI·기술 책임자 제이콥 시프(Jacob Shiff)다. 서튼은 헬스케어 벤처캐피털 루비콘 파운더스(Rubicon Founders) 출신이며 시프는 헬스케어 스타트업 창업가 출신이다. 두 사람은 트럼프 행정부에서 CMS에 합류했고 성과 기반 보상, 소비자 직접 등록, 경쟁 촉진 등 스타트업적 설계가 프로그램 곳곳에 반영됐다.
위험 요소도 있다. 참여 기관은 주거 사정·질환·정신건강을 다루는 매우 민감한 환자 데이터를 연방 인프라에 입력하는데, 이 인프라는 사회보장번호 유출을 포함한 보안 사고 이력을 갖고 있다. 재정 위험도 따른다. 2023년 미 의회예산국(CBO) 분석에 따르면 CMS 이노베이션 센터는 출범 후 첫 10년 동안 예상 절감 효과 대신 연방 지출을 54억 달러 증가시켰다. 또 CMS는 많은 참여 기관이 기대한 것보다 낮은 환자당 월 보상액을 지급해, AI로 환자 응대 대부분을 자동화한 조직에서만 채산성이 나오는 구조라는 평가다.
배틀리발라는 낮은 보상이 "버그가 아니라 기능"이라며 "AI 사용을 진정으로 유인하려면 보상 단가가 낮아야 한다"고 말했다. 페어팀은 현재 약 50만 명의 잠재 환자에게 접근할 수 있는 파트너십을 보유하고 있으며 3년 내 100만 명에 도달하겠다고 밝혔다. 디지털 헬스 펀딩은 올해 1분기 팬데믹 이후 최대치를 기록하고 그 대부분을 AI 기업이 가져갔지만, 정작 ACCESS는 헬스테크 전문 매체 외부에서는 거의 주목받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