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24시간 AI 비서 '제미니 스파크' 체험기, 쓸 만하지만 빈틈 있다
제미니 스파크는 사용자가 '디지털 생활을 헤쳐 나가도록' 돕겠다는 구글의 새 24시간 에이전틱 비서다. 온라인 할 일을 처리하거나, 받은 편지함 전체처럼 읽을 시간이 없는 것을 요약하고, 개인 지출 스프레드시트 정리 같은 수작업을 대신 해주는 식이다.
이 서비스는 5월 구글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처음 공개됐다. 순다르 피차이 CEO는 스파크가 클라우드의 가상 머신에서 돌아간다는 점을 들어 "그렇다, 이제 노트북을 닫아도 된다"고 농담했다. 작업을 돌리려면 기기를 계속 켜둬야 하는 다른 에이전틱 AI 시스템과 달리, 스파크는 항상 켜둔 AI 기기를 따로 설정할 필요가 없다는 점을 비교한 말이다.
스파크는 Gmail, 캘린더, 독스, 시트, 슬라이드 같은 구글 생산성 앱과 통합돼 있어 여전히 업무에 가까운 작업에 맞춰져 있다. 구글은 개인 생산성 예시로 이메일과 캘린더를 훑어 그날 꼭 해야 할 일 세 가지를 정리해 보내주거나, 열려 있는 주말 일정에 맞춰 무료 활동 세 가지를 제안하는 구글 독스를 작성해주는 용도를 든다.
테크크런치는 제미니 스파크 사전 접근 권한으로 직접 여러 작업을 시켜봤고, 자체 브랜드를 가질 정도는 아니지만 꽤 쓸 만한 소비자용 AI라는 인상을 받았다.
첫 작업으로는 동네 약국에서 생활용품을 살 때 주간 할인과 쿠폰에 맞춘 제품을 추천해 달라고 했다. 스파크는 어떤 제품이 할인 중인지 정확히 알려주고 월그린 앱에서 받을 수 있는 쿠폰을 제안했으며, 온라인 픽업 주문 시 온라인 프로모션 코드를 겹쳐 쓰는 방법까지 안내했다. 다만 프로모션 코드 하나는 조건을 충족했는데도 적용되지 않았고, 대신 원 플러스 원이나 리워드 혜택 같은 다른 절약 방법을 짚어줬다.
당일치기 여행 준비물 목록을 만들어 달라는 다른 테스트에서는 날씨를 확인하고 행사 정보를 모아 선크림이나 물 같은 준비물을 제안하도록 했고, 최종 목록을 구글 킵에 넣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런데 스파크는 구글 킵을 쓰지 못했다. 개인 생산성에 필수인 메모 앱을 지원하지 못하는 건 큰 허점으로, 대신 문서나 이메일을 만들어 주겠다고 했다. 목록 자체는 정확해서 잔디 의자나 담요, 물, 선크림, 선글라스, 해 질 무렵 걸칠 얇은 겉옷, 재사용 쇼핑백, 가벼운 소나기에 대비한 우산을 제안했고, 야외 행사인데도 반려견 동반이 안 된다는 점까지 일러줬다.
10대 자녀가 할 만한 지역 여름 활동을 차로 30분 이내 범위에서 찾아 달라고도 했다. 스파크는 자녀의 관심사에 맞는 괜찮은 활동 목록을 만들고 집에서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도 표시했다. 다만 비용이나 날짜를 함께 요청하지 않았더니 알아서 알려주지 않아, 결국 직접 추가 조사를 해야 했다.
반복 작업으로는 매주 금요일에 꼭 읽어야 할 글 다섯 개를 링크와 함께 요약해 받은 편지함에서 정리해 달라고 했다. 스파크는 곧바로 받은 편지함을 뒤져 맥락과 링크가 담긴 요약을 내놨지만, 링크는 작동하지 않는 구글닷컴 리다이렉트였고 요청한 다섯 개가 아니라 네 개만 돌려줬다. 요청을 '4~5개'로 해석한 듯했다.
또 다른 반복 작업으로 금요일마다 주말에 동네에서 즐길 활동 목록을 모아 달라고 했다. 스파크는 웹 검색에 더해 요청에 따라 Gmail에서 지역 활동 관련 뉴스레터를 함께 검색해 다가오는 주말 행사 목록을 정리하고, 원하면 답장만 하면 캘린더에 추가해 주겠다고 안내했다. 덕분에 습지 보전을 위해 비버 분장을 한 사람들이 모금하는 '연례 비버 퀸 선발대회'가 근처에서 열린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마지막으로 값비싼 아이크림의 가격 인하를 추적해 더 싸지면 알려 달라고 시켰다. 하지만 스파크는 이를 2주마다 한 번씩 가격이 목표치 아래로 떨어졌는지 다시 확인하는 것으로 해석했는데, 좋은 할인을 놓치지 않기에는 충분히 잦지 않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