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v. 올트먼 OpenAI 재판 증거 공개 시작… 2015년 이메일에 1억 달러 약정·5단계 플랜·'Freemind' 작명, 거버넌스 5인 명단까지
머스크가 올트먼·OpenAI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이 배심원 재판으로 개시되면서 법정에 제시될 증거(exhibits)가 단계적으로 공개되고 있다. The Verge에 따르면 OpenAI의 초창기, 심지어 회사 이름이 정해지기도 전 시점에 오간 이메일 교환과 사진, 기업 문서가 차례대로 흘러나오고 있으며, 매체는 공개된 모든 자료를 정리한 목록을 추가 자료가 나올 때마다 갱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소송은 캘리포니아 연방법원에서 월요일 배심원 재판이 시작됐다. 피고는 OpenAI CEO 샘 올트먼, 사장 그렉 브록먼, 그리고 OpenAI 투자자인 마이크로소프트다. 청구 원인은 자선 신탁 위반·사기·부당이득 세 가지이지만, 핵심 쟁점은 결국 OpenAI가 "AGI(인공일반지능)가 인류 전체에 이익이 되도록 한다"는 창립 미션에서 이탈했는지 여부로 좁혀진다. 머스크는 올트먼·브록먼과 함께 OpenAI를 공동 창업하고 초기 투자자로 참여했으며, 현재는 SpaceX가 모회사로 있는 OpenAI 직접 경쟁사 xAI를 보유하고 있다.
지금까지 공개된 자료의 핵심 시사점은 다섯 가지로 정리된다. 엔비디아 CEO 젠슨 황이 당시 수요가 몰리던 슈퍼컴퓨터 한 대를 OpenAI에 기부했다는 점, OpenAI의 미션 문안을 사실상 머스크가 작성하고 초기 구조 전반에 큰 영향을 끼쳤다는 점, 올트먼은 OpenAI 출범 단계에서 Y Combinator의 지원에 강하게 기대려 했다는 점, 그렉 브록먼과 일리야 수츠케버가 머스크의 통제력에 대해 우려했다는 점, 그리고 머스크가 "광범위하게 인류에 이로운 AI"라는 비영리 미션을 강조했다는 점이다.
2015년 6월 올트먼·머스크의 이메일에서 올트먼은 5단계 플랜을 제시한다. "최초의 범용 AI를 만들어 개인의 역량 강화에 쓰자 — 가장 안전한 분산형 미래"를 미션으로 내걸고, "안전성을 1순위 요건으로 둔다"고 적었다. 출발은 7~10명 규모로, 마운틴뷰에 있는 Y Combinator의 여유 건물을 쓰자고 제안했다. 거버넌스는 본인을 포함한 5인 — 올트먼, 머스크, 빌 게이츠, 피에르 오미다이어, 더스틴 모스코비츠 — 으로 출발하자고 했다. 기술은 재단 소유로 "세계의 이익을 위해" 사용하며, 적용이 모호한 경우 5인이 결정한다는 구조다. 연구자에게는 "경쟁력 있는 급여"와 함께 만든 결과물과 무관한 "의미 있는 금전적 업사이드"를 보장하기 위해 Y Combinator 지분을 부여하자는 안도 담겼다. 머스크의 회신은 "Agree on all." 한 줄이었다.
2015년 10월 이메일에서 올트먼은 머스크에게 1억 달러 약정과 향후 5년간 추가 3,000만 달러 기부를 요청한다. 또 빌 게이츠가 아직 약정에 응하지 않았으나 "다음 주에 확정 짓기를 기대한다"고 적었고, 마크 저커버그는 자체 AI 연구소 FAIR(Facebook AI Research) 때문에 합류하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올트먼은 본인과 머스크가 안전위원회(Safety Board)의 최초 두 멤버로 시작해 이후 1년 동안 3명을 더 추가하는 안을 제시하며, 이를 "위험 소지가 있는 것을 공개할 때의 '두 번째 열쇠'"라고 표현했다. 머스크의 답은 "거버넌스를 논의하자. 이게 핵심이다. 결과적으로 잘못된 방향으로 가는 것에 자금을 대고 싶지 않다"였다.
2015년 11월 이메일에서 머스크는 "브록먼과 한 통화가 훌륭했고, 만난 모두에게 매우 인상받았다"며 "독립적이고 순수한 501c3"로, "강력한 AI를 인류 전체에 폭넓게 분산시키는 긍정적 도래"에 초점을 맞춘 형태로 만들자고 제안했다. 보수에 대해서는 현금 급여와 일정 보너스를 기본으로 하되, 직원이 원하면 현금을 Y Combinator 주식이나 SpaceX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게 하자고 했다("SpaceX는 비공개 회사라 거의 마음대로 할 수 있다"). 테슬라의 "다른 어떤 회사보다 몇 자릿수 더 많은" 실세계 센서 데이터 활용도 제안했다. 그가 처음으로 던진 작명안은 "Freemind" — "DeepMind식 '하나의 반지로 모두를 지배한다'는 접근의 정반대로, 누구나 자유롭게 쓸 수 있는 디지털 지능을 만든다는 뜻"이라는 설명이었다. 머스크는 "이것이 가장 가까운 실존적 위협이라고 정말 믿는다면, 행동이 신념을 따라야 한다"며 SpaceX·테슬라에 쓰던 시간을 줄여서라도 본격 관여하겠다고 적었다.
같은 흐름의 이메일에서 올트먼은 Y Combinator와 건물을 공유하고 YC 법무팀의 도움으로 출범 절차를 밟자고 제안했다. 작명으로는 "Axon" 또는 앨런 튜링과 관련된 이름을 제시했고, 머스크는 "튜링과 관련되되 너무 음울하지 않은 것이 좋겠다. 다만 튜링 테스트 연상은 피하자 — 인간을 대체한다는 인상을 너무 풍긴다"고 답했다.
2015년 12월 이메일에서 둘은 OpenAI의 미션과 보도자료 첫 문단을 함께 다듬는다. 머스크는 "이 발표의 핵심 목적은 최고 인재를 끌어모으는 것"이라고 밝혔고, 두 사람이 문구를 주고받은 결과 최종본은 머스크의 초안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형태로 정리됐다.
디스커버리 단계에서 이미 올트먼·수츠케버 간 이메일, 브록먼 본인의 일기 항목, 그리고 메타 CEO 마크 저커버그와 머스크 사이에 오간 문자까지 공개된 바 있다. The Verge는 "이번 배심원 재판 개시 이전까지 드러난 자료가 그 정도였고, 재판이 본격화되면 더 많은 것이 공개될 예정"이라며 항목별 중요도에 따라 별표(*)를 붙여 목록을 갱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OpenAI와 SpaceX 양쪽 모두 올해 IPO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 재판의 향배는 OpenAI의 사업 운영 방식과 빠르게 진보 중인 기술의 통제 구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