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Beca, 뉴질랜드 지질공학 DB에 GPT-5.1 기반 AI 어시스턴트 탑재… 4,300명 사용자, 데이터 검색 시간 40% 단축
뉴질랜드의 공학 지질학자 올리비아 엘리스-갈랜드(Olivia Ellis-Garland)가 노트북 지도 위에서 "호브슨빌의 조사 내역을 보여줘"라고 입력하자, 수 초 만에 오클랜드 교외 지역의 지하 시험 목록이 나타났다. 토양 성분·지하수위·암반층 같은 핵심 데이터가 담긴 결과들이다. 지반 정보에 기반해 무엇을 어떻게 지을 수 있는지를 지질공학 엔지니어링 기업 ENGEO의 고객에게 조언하는 그녀의 업무 방식은, AI가 통합된 업그레이드판 뉴질랜드 지질공학 데이터베이스(New Zealand Geotechnical Database, NZGD) 덕분에 바뀌고 있다.
NZGD는 글로벌 엔지니어링 컨설팅 Beca가 개발한 디지털 트윈 플랫폼 BEYON 위에 올라가 있으며, 두 시스템 모두 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 플랫폼 Azure에서 운영된다. BEYON의 AI 어시스턴트는 오픈AI의 대규모 언어 모델 GPT-5.1을 기반으로 하며, Azure OpenAI in Microsoft Foundry로 개발됐다. Beca의 제품 전략 매니저 스티븐 위더든(Stephen Witherden)은 BEYON이 "실제 세계와 똑같이 보이고, 똑같이 작동하며, 실제 세계와 연결된 고충실도 표현"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NZGD의 기원은 2011년 2월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를 강타한 파괴적인 지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지진으로 185명이 숨지고 수천 명이 이재민이 됐으며, 도심 인프라 상당 부분이 크게 훼손됐다. 엘리스-갈랜드는 당시 재건 과정에서 약 4,000건의 주택 평가에 참여했으며, 구조물을 안전하게 보수·복원할 수 있는지 또는 전면 철거해야 하는지를 판단하기 위한 지하 조건 데이터가 급히 필요했다고 회상했다.
문제는 데이터가 파편화돼 있다는 점이었다. Beca CEO 아멜리아 린지(Amelia Linzey)는 지하 스캔·시험 결과가 현장마다 서로 다른 기관이나 민간 개발사에 의해 수집돼 왔기 때문에, 엔지니어들이 이미 어딘가에 존재할지도 모르는 데이터를 얻기 위해 새로 시추공을 뚫어야 하는 비효율이 반복됐다고 지적했다. 이런 데이터를 국가 자산처럼 한데 모으자는 문제의식이 NZGD의 출발점이 됐다. NZGD는 2013년 캔터베리 지진 복구청(Canterbury Earthquake Recovery Authority)에 의해 설립됐고, 10년 뒤 뉴질랜드 기업·혁신·고용부(Ministry of Business, Innovation and Employment)는 플랫폼 호스팅과 업그레이드 사업자를 공모했다. 이 시점에 NZGD에는 이미 수천 명의 사용자가 있었고 약 168,000건의 지질공학 시험 데이터가 업로드돼 공유되고 있었다.
Beca는 차세대 NZGD를 BEYON 디지털 트윈 플랫폼 위에 구축하겠다는 제안을 내놓아 채택됐고, 2024년 11월 업데이트된 NZGD를 출시했다. 새 NZGD는 Microsoft Azure 상의 SQL 데이터베이스에서 구동되며 BEYON을 통해 접근된다. 위더든은 Azure 전환으로 Azure Entra ID 같은 접근 제어를 갖춘 보안·확장성을 확보하고 "현대적 공간 분석 기술과의 통합"을 이뤘으며, 이는 더 나은 데이터 품질·유용성·접근성의 기반이 됐다고 설명했다.
2025년 말 Beca는 BEYON에 에이전틱 AI 레이어를 추가해, 4,300명 이상의 NZGD 사용자가 자연어로 지질공학 데이터를 필터링·조회·추출할 수 있도록 했다. AI 어시스턴트는 Microsoft Foundry에서 엄격한 응답 규칙과 함께 설계됐다. 위더든은 "Microsoft Foundry는 내장 가드레일을 통해 AI의 응답 방식을 통제할 수 있게 해주는 훌륭한 도구"라며, 이 AI가 지질공학적 해석 자체를 수행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현장 영향도 분명하다. 엘리스-갈랜드는 AI 어시스턴트가 필요한 조사 로그를 찾아줄 뿐 아니라 쏟아지는 정보에서 군더더기를 걸러주는 점이 유용하다고 평가했다. 예컨대 수동 오거 조사 기록은 제외하고 콘 관입 시험(cone penetration test)만 보여달라고 요청할 수 있다. Beca는 AI 어시스턴트 도입으로 엔지니어가 필요한 데이터를 가져오는 데 걸리는 시간이 평균 40% 줄었다고 추산한다.
오클랜드 호브슨빌에서 400채 규모 주거 단지를 조성 중인 고객을 지원하는 과정에서도 엘리스-갈랜드는 NZGD에 축적된 주변 지역 스캔 정보를 바탕으로 어디를 집중적으로 조사할지 판단할 수 있어 시간과 비용을 아꼈다. 그녀는 NZGD를 "땅으로 가는 관문", "우리의 지구 도서관"이라고 표현했다. 공유 데이터가 늘수록 비탈면 안정성이나 지진 시 액상화(liquefaction)처럼 지속적인 데이터 스트림이 필요한 분석의 신뢰도가 높아진다는 설명이다.
위더든은 향후 NZGD 데이터의 시각화 품질을 높이고, 업로드된 정보의 정확성과 신뢰성을 담보하는 감사·검토 과정에도 AI를 활용해 개선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 데이터에 대한 접근성이 향상된다는 것은 회복력 있고 더 안전하며 더 잘 대비된 지역사회를 만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뉴질랜드 최대 전문 서비스 컨설팅 기업인 Beca의 린지 CEO는 "100년 넘게 뉴질랜드에서 축적해 온 유산과 지질공학 정보를, 고객이 국가의 미래 번영을 위한 결정을 내리는 데 쓸 수 있도록 결합하는 작업"이라며 NZGD on BEYON을 회사의 새로운 유산으로 규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