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양로원 리지스, MS 코파일럿 기반 AI '리지케어 어시스트'로 행정 자동화
호주 노인요양 사업자 리지스 에이지드 케어(Regis Aged Care)가 자체 개발한 AI 비서 '리지케어 어시스트(RegiCare Assist)'를 2025년 9월부터 운영 중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코파일럿 스튜디오와 마이크로소프트 파운드리를 기반으로 솔루션 파트너 코그니전트(Cognizant)와 함께 구축했고, 호주 전역 72개 시설에서 약 150명의 임상 관리자가 이를 사용하고 있다.
임상관리자(clinical care manager)는 매일 야간조 간호사·요양보호사들이 작성한 입소자 진행 노트와 보고서를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야 한다. 멜버른의 97병상 시설에서 일하는 도르카스 상갈랑(Dorkas Sangalang)은 누가 낙상했는지, 약을 거부했는지, 임종이 임박했는지를 오전 9시 30분 회의 전까지 모두 파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단 하나도 놓치지 않게 하는 것이 제 역할"이라고 그는 말했다.
리지케어 어시스트는 이 방대한 분량의 노트를 자동으로 요약해 임상 이슈별로 정렬해준다. 호주 케언스(Cairns) 지역 시설에서 일하는 임상관리자 마리암마 조지(Mariamma George)는 "오늘 24시간 보고서가 68페이지였는데, 어시스트에 업로드하니 몇 분 만에 3페이지짜리 요약이 나왔다"고 전했다.
AI 비서가 분류해 보여주는 항목은 즉각적 임상 우려, 임상 추세, 초조감(agitation), 통증·감염 징후, 배변 상황 등이다. 리지스가 2024년 AI 도입을 처음 검토할 때 가장 먼저 해결하고자 했던 통증점이 바로 이 '대용량 텍스트 읽기' 부담이었다.
임타즈 바얏(Imtiaz Bhayat) 리지스 최고정보책임자는 "AI가 큰 분량의 텍스트를 흡수하고 정서와 핵심 주제를 짚어내는 데 정말 강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정리된 정보를 일찍 받아 보는 만큼 관리자들은 그날의 우선 사례 모니터링과 임상 사건 대응 외에도 보호자 면담, 신규 입소자 서류 검토, 직원 교육에 시간을 더 쓸 수 있게 됐다.
정확도와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어시스트는 리지스의 임상 정책·절차 지식 베이스에서 정보를 끌어오는 RAG(검색 증강 생성) 방식을 적용했다. 또 자유 질의 대신 사전 승인된 프롬프트를 클릭으로 선택하는 인터페이스를 채택해 모호한 질문과 안전하지 않은 답변의 가능성을 낮췄다. 모든 처리는 리지스 자체의 보안 환경 내에서 이뤄지며, 데이터 접근·공유에는 엄격한 통제가 적용된다.
프롬프트 설계 과정에서는 시행착오도 있었다. 바얏은 "예를 들어 '주의가 필요한 모든(all) 입소자를 요약하라'고 할 때 단어 '모든'을 앞에 붙이지 않으면 응답에서 일부 입소자가 누락되는 현상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어떤 입소자도 빠지지 않도록 프롬프트 구조를 정교하게 다듬는 데 상당한 시간을 들였다.
라미즈 하산(Rameez Hassan) 최고간호책임자는 "AI는 임상적 판단이나 의사결정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지원하는 도구라는 점을 현장에 분명히 했다"며 입소자 안전을 최우선 기준으로 잡았다고 강조했다. 리지스는 향후 기존 케어 관리 시스템과 어시스트를 통합해 24시간 보고서를 수동으로 업로드할 필요가 없게 만드는 작업을 우선순위로 두고 있다.
임상관리자 상갈랑은 "이전엔 문서 작업에 매달렸지만 지금은 시설을 직접 돌아다니며 입소자와 마주 앉아 그들의 이야기를 들을 시간이 늘었다"고 말했다. 조지 역시 "사건들을 놓치지 않고 따라잡고 있다는 감각이 생겼고, 24시간 보고서에 대한 스트레스가 줄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