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버지, Hassabis 'AI로 모든 질병 해결' I/O 발언에 현실론 제기 칼럼
구글 딥마인드 CEO 데미스 허사비스(Demis Hassabis)가 올해 구글 I/O 키노트 후반에 "신약 개발 과정을 다시 상상해, 언젠가 모든 질병을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선언했다. 더 버지 시니어 리뷰어 빅토리아 송(Victoria Song)이 자신의 뉴스레터 '옵티마이저(Optimizer)'에서 이 발언을 분석하는 칼럼을 냈다.
허사비스가 가리킨 실체는 'Gemini for Science'다. 회사는 이를 '연구자가 새로운 발견을 시도하도록 돕는 실험적 AI 도구 모음'으로 정의한다. 송은 청중석의 연구자들은 'AI 덕에 의학적 발견 시간이 줄었다'는 의미로 받아들였겠지만, 일반인에겐 '제미나이가 모든 질병을 고친다'는 메시지로 들릴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허사비스가 키노트에서 예시로 든 것은 알파폴드(AlphaFold)와 알파지놈(AlphaGenome)이다. 송에 따르면 알파폴드는 연구자가 단백질 구조를 이해하는 데 쓰이는 모델로, 그동안 말라리아 백신 개발, 'LDL 콜레스테롤' 핵심 단백질 발견, 조기 발병 파킨슨병 관련 단백질 이해 같은 사례에 활용됐다.
알파지놈은 인간 DNA 서열의 돌연변이를 예측하는 또 다른 모델이다. 다만 송은 네이처에 실린 구글 논문이 명시한 한계를 짚었다. 개인 게놈 예측용으로 검증되거나 설계된 모델이 아니고, 세포·조직별 패턴 포착에도 약하다는 점이다.
송은 'AI가 모든 질병을 마법처럼 없앤다'는 식의 해석을 경계했다. 이런 종류의 변화는 향후 3년, 5년, 10년이 아니라 적어도 20년 이상이 걸릴 가능성이 크고, 엄밀한 과학적 연구 기준에선 이마저도 야심 차고 공격적인 추정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송은 미국 보건부 장관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RFK Jr.)가 의회 청문회에서 AI가 'FDA를 무의미하게 만들 수 있다'고 발언한 사례를 끌어왔다. 케네디는 작년 터커 칼슨 인터뷰에선 AI가 신약 승인 절차를 급격히 가속할 수 있다고 말했는데, 송은 AI는 도구일 뿐이며 FDA 임상 시험·동물 시험 같은 절차를 건너뛰는 수단이 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송은 AI가 의학 연구에 통합된 시간은 이미 수십 년에 이르며, 한 메타 리뷰는 AI가 코로나19 백신 개발 기간을 줄이는 데 상당한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다고 전했다. 다만 같은 리뷰는 알고리즘 편향, 데이터 프라이버시, 글로벌 형평성 같은 윤리·법규·운영상 과제가 여전히 크다고 짚었다고 송은 덧붙였다.
송은 허사비스의 발언 자체를 큰 잘못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했다. 구글과 애플이 임상 연구에 상당한 노력을 들이고 그 과정을 블로그로 알리는 점은 인정한다. 다만 짧은 영상과 줄어든 집중력의 시대에 맥락이 소실되며, '바이오메트릭스 추적·보조제로 죽음을 이긴다'는 식 마케팅과 결합해 '사이언스워싱(sciencewashing)'으로 흘러갈 위험이 커진다는 게 칼럼의 결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