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바뀌는 취업 시장.. 채용부터 탈락 통보까지 챗봇이 대행?
미국의 대학생 Jaye West는 최근 몇 달간 약 150개의 일자리에 지원했다. 그런데 이들 대부분에서 그는 한 번도 ‘사람’을 만나지 못했다. 이력서 제출부터 면접 안내, 결과 통보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인공지능(AI) 챗봇이 처리했던 것이다. 인공지능이 취업 시장에 깊숙이 스며들고 있다. 지원자의 자기소개서를 자동 분석하고, 일정을 조율하고, 심지어는 1차 인터뷰에서 질문까지 던지는 AI 기술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과거에는 단순히 ‘서류 분류’ 정도를 도왔던 기술이 이제는 채용 전 과정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면서, 기업은 효율성과 비용 절감을 이유로 이 도입을 가속화하고 있다.
하지만 구직자들은 혼란스럽기만 하다. 채용이 AI에 의해 진행되면서 “내가 왜 탈락했는지”조차 알기 어렵고, 얼마든지 빠르게 반복 지원이 가능하다는 점이 노동을 단순화시키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결국 이력서 한 장이 수백 개의 AI 시스템에 의해 분석되며, 사람의 눈길은 끝내 닿지 않는 경우도 허다하다. Jaye West는 “사람이 읽고 평가해줬다는 느낌이 전혀 없었다. 무언가 알고리즘에 탈락당한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피드백 없는 탈락은 많은 구직자들에게 소외감을 안기며, 신경 써 준비한 문서와 인터뷰가 단지 ‘데이터’로만 취급되는 듯한 인상을 준다.
AI를 활용한 채용 시스템은 특히 미국의 대형 테크 기업들과 스타트업들 사이에서 빠르게 자리잡고 있다. 구직 플랫폼에 따르면, 현재 미국 시장에서 뉴욕, 샌프란시스코, 오스틴 등 주요 도시의 구직 공고 중 약 80% 이상이 인공지능 기반의 자동화 프로세스를 포함하고 있으며, 대학 졸업 예정자를 타깃으로 한 대규모 인턴십 채용에서도 이 흐름이 뚜렷하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변화에 장단점이 있다고 지적한다. AI 기반 채용은 기업 입장에선 빠르고 비용 효율적이며, 인재 검색 범위를 넓혀주지만, 동시에 공정성과 인간적 판단이 결여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미국 조지타운 대학교의 노동경제학 전문가인 에리카 챈 교수는 “AI는 같은 이력을 가진 수십 명 중 단 1~2명을 선택하는 데 효과적일 수 있지만, 지원자의 잠재력을 제대로 평가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AI는 앞으로도 고용 시장을 빠르게 재구성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런 변화 속에서 구직자들이 버려진 느낌을 받지 않도록, 공정성과 투명성을 담보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AI 인사이트가 지켜보는 가운데, 사람 대신 알고리즘이 ‘합격’과 ‘불합격’을 결정하는 시대가 이미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