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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2025년 12월 10일 오전 06:01

오픈AI,엔트로픽도 못 누른다. Cursor CEO가 밝힌 생존전략은?

AI 코딩 어시스턴트 ‘Cursor’로 주목받는 미국 스타트업 애니스피어(Anysphere)가 대형 AI 모델 업체들과의 정면 경쟁에도 흔들리지 않겠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마이클 트루엘(Michael Truell) 공동창업자 겸 CEO는 9일(현지시간) 미국 포춘(Fortune) 주최 ‘AI 브레인스토름’ 콘퍼런스에서 “오픈AI나 앤트로픽 같은 거대 기업의 코딩툴은 일종의 ‘콘셉트카’에 가깝다”며 “Cursor는 실제 시장에서 쓰이는 완성형 차량에 해당한다”고 비교했다.

트루엘 CEO는 상장 계획을 묻는 질문에 “IPO는 당분간 고려하지 않는다”며 “지금은 기능 개발과 제품 완성도 강화에 집중할 시기”라고 밝혔다. 애니스피어는 지난해 11월 연간매출환산(ARR) 10억 달러를 돌파한 데 이어, 올해 1월 29억3천만 달러 기업가치로 23억 달러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그는 Cursor가 자체 개발한 LLM(대규모언어모델)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Cursor는 지난해 11월 블로그에서 “사내 모델들은 전 세계 대부분의 LLM보다 더 많은 코드를 생성한다”고 밝히며 자체 모델 존재를 공식화했다. 트루엘 CEO는 “우리는 다양한 공급자의 지능을 가져와 통합하고, 필요한 부분은 제품 특화 모델을 더해 최적의 사용자 경험(UX)을 만든다”고 강조했다.

실리콘밸리 투자업계에서는 애니스피어가 경쟁사 모델 의존도와 자체 모델 개발 비용 문제로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관측이 있었다. 이는 올해 초 오픈AI가 애니스피어 인수를 검토했다는 보도와 맞물려 논란을 키웠다. 당시 애니스피어는 인수 제안을 거절했고, 비슷한 시기 오픈AI와 논의하던 또 다른 코딩 툴 ‘윈드서프(Windsurf)’는 거래가 무산되며 창업자가 구글에 합류했다.

코스트 구조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업계 관계자들은 AI 코딩 편집기들이 LLM API 비용 부담으로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Cursor는 이에 지난 7월 기존 정액제를 없애고 사용량 기반 요금제로 전환해 모델 API 비용을 사용자에게 직접 전가했다. 일부 고객은 예상치 못한 청구액 증가로 강하게 반발하기도 했다.

트루엘 CEO는 가격 변경 논란에 대해 “초기에는 간단한 자바스크립트 질문에 쓰던 도구였지만 이제는 사용자들이 수시간 분량의 작업을 맡기고 있다”며 “사용량 기반 과금은 불가피한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업 고객을 위해 클라우드 서비스처럼 비용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기능도 개발 중”이라며 지출 관리 도구, 엔지니어 단위 사용량 가시성 기능 등을 구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내년 핵심 개발 방향으로 ▲복잡한 ‘에이전틱(agentic)’ 기능 강화 ▲팀 단위 지원 확대를 제시했다. 먼저, Cursor가 사용자의 요청만으로 디버깅 같은 장기·반복성 작업까지 자동으로 처리하는 ‘엔드투엔드 업무 대행’을 구현하겠다는 목표다.

“설명은 간단하지만 실제 해결엔 몇 주가 걸리고 수천 번의 코드 실행이 필요한 버그가 있다”며 “Cursor가 이런 문제를 처음부터 끝까지 해결해주길 원한다”고 말했다.

또한 팀 단위 협업 기능을 강화해 코드 작성 외 소프트웨어 개발 생명주기(SDLC) 전반으로 제품 영역을 확장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Cursor의 코드 리뷰 기능을 예로 들며 “일부 고객은 모든 PR(풀 리퀘스트)을 AI와 사람이 구분 없이 Cursor로 분석하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아마존, 오픈AI, 앤트로픽 등 주요 업체들도 최근 복잡한 에이전틱 작업 처리 능력을 경쟁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이번 주에는 리눅스 재단 산하에 ‘오픈소스 에이전틱 상호운용성 표준’ 컨소시엄이 출범했으며, 앤트로픽의 MCP(Model Context Protocol) 등 핵심 기술들이 공개 기여 형태로 포함됐다.

전문가들은 애니스피어가 당장 거대 모델 기업을 뛰어넘기 어렵겠지만, 강한 제품 완성도와 차별화 전략으로 경쟁 구도에서 ‘레이스’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