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연방 AI 규제 선점법에 아동안전법 KOSA 묶어 막판 입법 추진
빅테크의 워싱턴 로비스트들이 수개월째 좇아온 친(親)AI 입법의 성배는 '선점(preemption)'이다. 의회를 통과하고 대통령이 서명한 단일한 연방법으로 전국에 하나의 AI 규칙을 적용해, 법적으로 어수선한 주(州)별 규제 방식을 덮어쓰겠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로비스트들은 수개월간 거듭 장애물에 부딪혔고 전국적 정치 역풍까지 맞았으며, 중간선거 이후 의회가 협력에 적대적인 민주당으로 넘어갈 가능성에 직면해 있다.
이 마지막이자 가장 절박한 시도에는 챗GPT 공개 이전부터 의회에서 이어져 온 별개의 쟁점, 곧 '아동 안전' 문제가 새로 얽혔다. 이번 주 초, 백악관이 아동안전 단체와 빅테크 기업들에 아동 온라인 안전법(KOSA)의 공동 발의자인 마샤 블랙번(공화·테네시) 상원의원이 주도하는 아동 온라인 안전 법안들을 전체 선점 패키지의 일부로 지지하겠다고 통보했다는 보도가 흘러나왔다.
온라인 안전은 AI와 실질적으로 겹치는 면이 있지만, 진정으로 포괄적인 법이 다뤄야 할 훨씬 크고 복잡한 사안의 한 단면일 뿐이다. 프런티어 모델 안전, 차별, 환경 영향 등이 함께 다뤄져야 한다.
이 거래에는 곧바로 문제가 불거졌다. 백악관은 자체 버전의 KOSA를 막 통과시킨 하원 공화당에 블랙번의 법안을 추진 수단으로 삼겠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상원 KOSA를 블랙번과 함께 추진했던 민주당 역시 논의에서 빠졌다. 여기에 하원에는 초당적 지지를 받는 별도의 AI 선점 법안까지 떠돌고 있었다.
결과는 양쪽 정책 지지자 모두에게 일주일간의 혼란이었다. 선점을 법으로 만들기 위해 AI 선점과 아동 안전이 한데 묶일 수는 있지만, 정작 어느 쪽 아동안전 법안이 통과될지는 불분명했다. 더 엄격한 상원 KOSA인가, 아니면 스티브 스컬리스(공화·루이지애나) 하원 원내대표가 지지하는 더 느슨한 버전인가. 한 중견 기술기업의 공화당 로비스트는 더버지에 "이걸 누가 끌고 가는지 정말 아무도 모른다"며 "모두가 너무나 다른 입장에 있어 법안 진행에 깊이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AI 규제를 둘러싼 다툼이 공화당 지도부와 강경파 사이에 큰 균열을 냈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본인이 AI 선점 법안 통과를 요구해 왔기에 공화당은 어떻게든 이를 성사시켜야 하는 처지다. 백악관 정책 담당자들은 트럼프와 가까운 변호사이자 '아티클 III 프로젝트' 설립자인 마이크 데이비스의 영향을 받은 선점 방안을 다듬고 있다. 데이비스는 지난해 상원에서 또 다른 AI 모라토리엄을 무산시킨 인물이다.
데이비스의 승인을 얻으려면 선점법이 그가 말한 '4C', 즉 아동(children)·보수(conservatives)·창작자(creators)·지역사회(communities)라는 가치를 의미 있게 보호해야 한다. 일부는 백악관이 올해 3월 내놓은 포괄적 AI 법 초안에 담겼고, KOSA 포함으로 '아동' 요건은 충족됐다. 그러나 데이비스는 네 가지 모두를 다뤄야 한다며 "4C를 다루지 않으면 AI 선점이 통과될 가능성은 전혀 없다. 내가 반드시 그렇게 만들겠다. 또다시"라고 말했다.
다만 KOSA 통과는 하원과 상원 버전 사이의 큰 차이를 좁혀야 하는 일이다. 상원 버전은 기술기업에 미성년 이용자를 보호할 선제 조치인 '주의 의무(duty of care)'를 부과하고 그 책임을 AI 기업에까지 확대한다. 반면 스컬리스가 주도한 하원 버전은 지난해 11월 말 이 조항을 희석해 아동안전 옹호자들의 분노를 샀다. 보수 성향 가족연구소(Institute for Family Studies)에서 가족우선기술구상을 이끄는 마이클 토스카노 선임연구원은 "블랙번은 하원 KOSA를 진심으로 원하지 않는다"고 짚었다.
설령 트럼프가 하원 공화당을 결집시키더라도 또 다른 난관이 있다. 바로 민주당이다. 상원 KOSA는 리처드 블루먼솔(민주·코네티컷) 의원이 공동 발의해 2024년 91대 3으로 압도적으로 통과됐지만, 의원들은 자신들의 법안이 인기 없는 AI 선점 목표에 묶이게 될 줄은 몰랐다. 한 AI 정책 옹호자는 단독 법안으로 가면 상원을 거쳐야 하고, 그 경우 60표가 필요해 민주당의 협조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일정도 빠듯하다. 한 AI 정책 옹호자는 "지금은 6월 중순이다. 사람들이 5주간의 휴회로 떠나기까지 한 달 반 남았고, 그다음은 선거 시즌"이라며 "통과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남은 회기는 FISA 갱신, 이민 단속 패키지, 트럼프의 이란 전쟁을 위한 국방비 증액, 가상자산 시장구조 법안, 생활비 대책, 논란이 된 'SAVE 아메리카' 선거 법안, 그리고 메디케이드 같은 정기 예산안 등 더 급한 현안들이 이미 채우고 있다.
선점과 KOSA가 한데 묶이면서 빅테크는 어려운 선택에 놓였다. 포괄적 연방 AI 선점을 '주의 의무' 면제보다 더 원하는가. 게다가 선택할 시간도 많지 않다고 공화당 측 기술 로비스트는 말했다. 특히 민주당이 한 원(院)을 차지하면 "선거 뒤에 민주당이 무언가에 협조할 유인이 어디 있겠느냐"는 것이다. 엔비디아 정부관계 책임자를 지낸 SeedAI 설립자 오스틴 카슨은 더 비관적이었다. 그는 "이 법안이 움직일 시나리오를 상상조차 할 수 없다"고 더버지에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