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먼웰스 단편문학상 2026 수상작 5편 중 3편에 AI 작성 의혹… Pangram 100% 판정
2026 커먼웰스 단편문학상 수상작 5편 가운데 3편이 며칠 만에 AI 작성 의혹에 휩싸였다. 영국 비영리단체 커먼웰스 재단이 매년 아프리카, 아시아, 캐나다와 유럽, 카리브해, 태평양 다섯 지역에서 한 명씩 선정하는 권위 있는 단편 문학상이다. 지역 우승작에는 2,500파운드(약 3,350달러)가, 다음 달 발표될 최종 우승작에는 5,000파운드(약 6,700달러)가 주어진다.
발단은 5월 12일이었다. 영국 문학지 그란타(Granta)가 2026년 수상작 다섯 편을 자사 웹사이트에 게재하자, 며칠 만에 카리브해 지역 우승작 '더 서펀트 인 더 그로브(The Serpent in the Grove)'에 의혹이 쏟아졌다. 트리니다드토바고의 자미르 나지르가 쓴 작품이다.
조지메이슨대 머케이터스 센터 전 객원 학자 나빌 S. 쿠레시는 X에 "ChatGPT가 쓴 단편이 권위 있는 문학상을 받은 첫 사례"라며 본문 곳곳의 'Not X, not Y, but Z' 구문과 'hums' 트로프를 AI 작성의 전형적 특징으로 짚었다. AI 탐지 도구 팽그램(Pangram)은 이 작품을 100% AI 생성으로 판정했고, 와이어드도 독립 분석에서 동일한 결과를 확인했다.
작가 본인에 대한 의구심도 번졌다. 그의 페이스북과 링크드인 게시물도 팽그램에서 AI 생성으로 판정됐기 때문이다. 다만 트리니다드토바고 일간지 가디언이 2018년 그의 자비 출판 시집 '나이트 문 러브(Night Moon Love)'를 다룬 기사에 사진과 함께 등장한 점에서 실존 인물로 확인됐다.
커먼웰스 재단 사무총장 라즈미 파룩은 입장문에서 "의혹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신중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출간되지 않은 원작을 AI 체커에 올리는 일은 동의와 창작 소유권에 큰 문제를 일으킨다"며 심사 과정에 AI 탐지기를 쓰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응모자는 본인 작품임을 직접 확인하는 규정에 동의해야 하며, 최종 후보들은 모두 AI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고 덧붙였다.
그란타 발행인 시그리드 라우싱은 자체 검증에 앤스로픽의 클로드를 활용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란타는 다섯 작품 위에 면책 고지를 띄우고 커먼웰스 재단의 최종 판단이 나올 때까지 게재를 유지하기로 했다.
추가 의혹은 다른 지역 수상작으로 번졌다. 캐나다와 유럽 지역 우승작인 몰타 작가 존 에드워드 데미콜리의 '더 바스천스 섀도(The Bastion's Shadow)'는 팽그램에서 완전 AI 생성으로 판정됐고, 아시아 지역 우승작인 인도 작가 샤론 아루파라일의 '멘디 나이츠(Mehendi Nights)'는 부분 AI 생성으로 판정됐다. 뉴질랜드의 홀리 앤 밀러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리사 앤 줄리언이 쓴 나머지 두 작품은 완전 인간 작성으로 분류됐다.
심사위원 측도 도마에 올랐다. 올해 심사위원 중 한 명인 자메이카 작가 샤마 테일러가 '더 서펀트 인 더 그로브' 발표 페이지에 적은 소개글이 팽그램에서 'AI 보조' 판정을 받았다.
AI 글쓰기 논란은 문학계만의 일이 아니다. 스티븐 로젠바움은 이번 주 자신의 신간 '진실의 미래(The Future of Truth)'가 AI 환각이 만든 인용을 담고 있다고 인정했고, 노벨문학상 수상자 올가 토카르추크는 LLM이 자신의 창작 과정에 들어와 있다고 밝혀 팬들의 반발을 샀다. 학술 논문 사전 공유 플랫폼 arXiv는 지난주 AI 기반 오류 인용을 잡지 못한 저자에게 1년간 활동을 금지하는 정책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