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v. 알트먼 재판 2주차, 브록먼·질리스 증언… 머스크가 알트먼 테슬라 AI랩 영입 시도, 'absolute control' 요구·'테슬라 그림' 박차고 나가
MIT 테크놀로지 리뷰가 일론 머스크 대 OpenAI 재판 2주차의 핵심 증언을 정리했다. OpenAI 사장 그렉 브록먼은 머스크가 OpenAI를 영리법인으로 만들기를 원했고 'absolute control'을 두고 격렬한 다툼을 벌였다고 증언했고, 머스크의 자녀 4명의 어머니인 전 OpenAI 이사회 멤버 시본 질리스는 머스크가 알트먼을 테슬라 신설 AI랩의 수장으로 영입하려 했다는 사실을 폭로했다.
지난 1주차 증언대에 선 머스크는 OpenAI CEO 샘 알트먼과 사장 그렉 브록먼이 자신을 속여 회사에 3,800만 달러를 기부하게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머스크는 두 사람이 OpenAI를 인류를 위해 AI를 개발하는 비영리법인으로 유지하겠다고 약속해 놓고, 이후 마이크로소프트로부터 수십억 달러의 투자를 받고 영리 자회사를 운영하도록 회사를 재편했다고 진술했다. 이번 주에는 브록먼이 자신의 입장에서 반박에 나섰다.
브록먼은 머스크야말로 OpenAI에 영리 부문을 만들도록 압박했고, 그 영리 부문에 대한 'absolute control'을 가지기 위해 격렬한 싸움을 벌였다고 진술했다. OpenAI는 머스크가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자 소송을 제기한 것이며, 지금은 자신이 만든 AI 회사 xAI의 경쟁사를 흠집 내려는 의도라고 주장하고 있다. 머스크는 2015년 알트먼·브록먼 등과 함께 OpenAI를 공동 창업한 뒤 2018년 회사를 떠났다.
머스크는 법원에 알트먼과 브록먼의 직위 박탈, 그리고 지난해 OpenAI가 영리 자회사를 공익기업(public benefit corporation)으로 전환한 구조 재편을 무효화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OpenAI와 그 투자자인 마이크로소프트로부터 최대 1,340억 달러의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있다. 재판 결과는 약 1조 달러 가치의 IPO를 향해 달리고 있는 OpenAI의 행보를 뒤흔들 수 있다. 한편 머스크가 2023년 세운 xAI는 현재 그의 로켓 회사 SpaceX의 한 부문이며, 두 회사를 합쳐 최대 1조 7,500억 달러 가치로 이르면 6월 상장이 점쳐진다.
월요일 법정에 파란색 정장과 넥타이 차림으로 부인 안나 브록먼과 손을 잡고 들어선 브록먼은 OpenAI 초창기를 회상할 때는 평온하고 활기찬 모습을 보였지만, 머스크 측 변호인 스티븐 몰로의 격앙된 신문 앞에서는 동요했다. 브록먼은 재판 시작 이틀 전 머스크가 합의 의사를 묻는 메시지를 보냈고, 자신이 양측 청구를 모두 취하하자고 제안하자 머스크가 '이번 주말이면 너와 샘은 미국에서 가장 미움받는 남자가 될 것이다. 네가 고집한다면 그렇게 되리라'라는 답을 보냈다고 증언했다.
브록먼은 2017년 여름 OpenAI가 만든 AI 모델이 비디오게임 도타 2(Dota 2)에서 세계 최고 선수들을 꺾은 직후 머스크가 샌프란시스코 인근의 'Haunted Mansion' 자택에서 모임을 열었고, 당시 머스크의 여자친구였던 배우 앰버 허드가 위스키를 따랐다고 회상했다. 머스크는 '이제 OpenAI의 다음 단계로 갈 때다. 이것이 트리거링 이벤트'라는 이메일을 썼고, 몇 주 전부터 OpenAI가 큰 공개적 성과를 거두면 '영리법인을 만들 때'라고 말해왔다고 브록먼은 진술했다.
이후 6주간 머스크와 다른 공동창업자들은 인공일반지능(AGI) 구축에 충분한 자본을 모으기 위한 영리법인 설립을 두고 격렬히 논의했고, 머스크는 그 회사의 majority equity와 이사회 과반 선임권, CEO 자리를 모두 원했다고 한다. 2017년 8월 공동창업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당시 OpenAI 수석과학자 일리야 수츠케버는 며칠 전 머스크가 선물한 실제 테슬라에 대한 'token of goodwill'로 테슬라 그림 한 점을 들고 왔다. 브록먼은 '머스크가 우리에게 빚진 느낌을 갖게 하려고 비위를 맞춘 것 같았다'고 증언했다.
브록먼과 수츠케버가 모두 동등한 지분을 갖자고 제안하자 머스크는 침묵 끝에 'I decline'이라고 답한 뒤 자리에서 일어나 테이블 주변을 박차고 돌며 '나를 칠 것 같았다'고 브록먼은 회상했다. 머스크는 그림을 들고 자리를 떠났다. 브록먼은 머스크와 OpenAI를 계속 만들지, 아니면 갈라설지를 두고 갈림길에 섰고 'AGI에 대한 일방적이고 절대적인 통제권을 그에게 넘기는 것만은 받아들일 수 없었다'고 증언했다.
머스크 측 변호인 몰로는 브록먼이 비영리 미션이 아닌 탐욕에 의해 움직였다고 공격하며, 회사에 한 번도 자금을 투자한 적이 없는 브록먼이 현재 약 300억 달러 가치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몰로는 법정 화면에 브록먼의 전자 일기를 띄워, 2017년 머스크와 OpenAI의 미래를 협상하던 시기에 브록먼이 '재정적으로 무엇이 나를 10억 달러로 데려다줄까'라고 적은 대목을 공개했다. 또 2017년 11월 일기에서는 머스크 없이 영리법인으로 전환하는 것을 두고 '머스크에게서 비영리법인을 훔치는 것은 잘못이다. 그 없이 b-corp로 전환하는 것은 도덕적으로 파산한 것'이라고 적었다는 점도 부각됐다.
몰로는 브록먼이 OpenAI와 사업 관계가 있는 AI 회사 Cerebras, 클라우드 사업자 CoreWeave, 핵융합 스타트업 Helion Energy 등 여러 회사에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들어 신뢰성을 흔들었다. 알트먼 역시 자신이 투자한 Helion과 로켓 제조사 Stoke Space 등과의 거래로 OpenAI를 끌어들이려 했다는 이해상충 의혹을 받고 있다. 한편 전 OpenAI CTO 미라 무라티와 전 이사회 멤버 헬렌 토너는 영상 deposition으로 등장해 2023년 알트먼의 단기 해임 사태를 다루며, 알트먼의 거짓말 이력 때문에 그를 신뢰할 수 없었다고 진술했다. 무라티가 당시 알트먼과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도 증거로 제출됐다.
브록먼의 이틀에 걸친 증언이 끝난 뒤, 2023년 OpenAI 이사회를 떠난 시본 질리스가 검은색 재킷과 검은색 청바지 차림으로 증언대에 올랐다. OpenAI 측 변호인 사라 에디는 머스크가 OpenAI의 인사를 빼내려 할 때 질리스가 그 통로 역할을 했는지 부드러운 어조로 물었다. 질리스는 머스크가 알트먼을 테슬라 신설 AI랩의 수장으로 영입하려 했다고 증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