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NTSB, AI로 조종사 음성 복원되자 항공사고 데이터베이스 공개 중단
인터넷 이용자들이 소프트웨어와 AI 도구를 활용해 치명적인 화물기 추락 사고의 마지막 순간 조종사 음성을 복원했다. 복원된 음성 녹음이 퍼지자 미국의 한 정부 기관은 민간 교통사고 정보를 담은 데이터베이스의 공개 접근을 전면 중단했다. 미 연방법이 사고 조사관의 조종실 음성기록 공개를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는 평소 항공기 추락을 비롯한 민간 교통사고 조사에서 수집한 사실 보고서와 증거 자료를 공개해 왔다. 그러나 NTSB는 5월 21일 이런 정보가 담긴 온라인 도켓 시스템이 "일시적으로 이용 불가" 상태라고 밝혔다. 사람들이 항공 재난의 조종실 음성을 복원하는 데 활용한 공개 자료를 검토하기 위한 조치였다.
NTSB는 성명에서 "이미지 인식과 연산 기법의 발전으로 개인이 NTSB 조사 과정에서 공개된 음향 스펙트럼 이미지로부터 조종실 음성기록 장치의 근사 음성을 재구성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여기에는 지난해 켄터키주 루이빌에서 발생한 UPS 2976편 추락 사고에 대한 진행 중인 조사도 포함된다고 덧붙였다. NTSB는 "조종실 음성 녹음은 공개하지 않는다"고 명시했다.
UPS 2976편은 유나이티드 파셀 서비스(UPS)의 MD-11F 화물기로, 2025년 11월 4일 켄터키주 루이빌에서 이륙 직후 추락했다. 항공기가 지상을 벗어나는 순간 구조적 결함이 발생해 엔진 하나가 물리적으로 떨어져 나간 것이 원인이었다.
이 사고로 교대 조종사를 포함해 기내에 탑승한 조종사 3명이 모두 사망했다. 지상에서도 12명이 숨지고 23명이 다쳤다.
미 의회는 1990년 NTSB가 조종실 음성·영상 기록의 어떤 부분도 공개하지 못하도록 하는 연방법을 제정했다. 항공 승무원의 사생활을 보호하기 위한 법이다.
이 법은 항공사 조종사들의 반발에서 비롯됐다. 1988년 8월 댈러스-포트워스 국제공항에서 발생한 델타 항공 1141편 추락 사고와 관련된 조종실 대화를 한 방송사가 논란 속에 방영하자, 조종사들이 거세게 항의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