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P, 독일 AI 스타트업 Prior Labs 인수… 4년간 11억 6천만 달러 투자해 구조화 데이터 AI 랩 구축
유럽 최대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 기업 SAP가 월요일 독일 AI 스타트업 Prior Labs 인수 의향을 발표했다. 인수 금액은 비공개지만, SAP는 규제 승인 절차를 거친 뒤 향후 4년간 10억 유로(약 11억 6천만 달러)를 투자해 이 회사를 구조화 데이터에 특화된 AI 랩으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Pathfounders 취재에 따르면 이번 거래는 “거의 전액 현금” 구조로, Prior Labs의 공동창업자 프랭크 후터(Frank Hutter), 노아 홀만(Noah Hollmann), 사우라지 감비르(Sauraj Gambhir)에게 5억 달러 이상의 현금이 선지급되는 조건이다. SAP는 인수가 자체는 공개하지 않았다.
Prior Labs는 18개월 전 설립된 회사로, 표·데이터베이스 형태의 정형 데이터에서 예측을 수행하는 ‘표 기반 기초 모델(Tabular Foundation Model, TFM)’ 개발에 집중해왔다. 회계, 인사, 구매, 비용 관리 등 SAP의 핵심 제품이 자체 데이터베이스 위에서 동작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TFM은 SAP에 특히 부합하는 기술 방향이다.
이번 인수는 SAP의 방어적 행보로도 해석된다. 회사는 자체 AI 랩 구축을 추진하면서 동시에 OpenClaw를 비롯해 자사가 명시적으로 승인하지 않은 모든 에이전트 기술을 자사 API에서 차단했다. SAP의 최신 API 정책은 ‘SAP가 승인한 아키텍처’를 제외한 AI 에이전트의 제품 접근을 금지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승인된 아키텍처에는 SAP가 베타로 제공 중인 Joule Agents가 포함된다. Nvidia는 지난 3월 자사의 Agent Toolkit이 SAP Joule을 지원한다고 발표했으며, 이 툴킷은 OpenClaw 대항마로 알려진 보안·엔터프라이즈 특화 에이전트 NemoClaw의 기반이다. 즉 SAP 고객은 NemoClaw 기반 에이전트는 사용할 수 있게 된다.
SAP는 이전부터 생성형 AI 기업에 투자해왔다. 2023년에는 OpenAI의 경쟁사 Anthropic을 비롯해 Aleph Alpha와 Cohere에 투자했으며, 후자 두 회사는 “글로벌 AI 강자”로의 합병을 추진 중이다. SAP는 또 자체 모델 SAP-RPT-1(관계형 사전학습 트랜스포머)도 개발해왔다. 필립 헤르치히(Philipp Herzig) SAP CTO는 “SAP는 일찍부터 엔터프라이즈 AI의 가장 큰 미개척 기회가 거대 언어모델이 아니라, 세계 비즈니스를 움직이는 구조화 데이터에 맞춘 AI에 있다는 점을 인식했다”고 밝혔다.
Prior Labs의 대표 모델군 TabPFN은 개발자 사이에서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오픈소스 버전은 누적 300만 회 이상 다운로드됐다. SAP는 보도자료를 통해 Prior Labs가 독립 조직으로 운영되며 오픈소스 버전도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양사는 SAP AI Core, SAP Business Data Cloud, 그리고 에이전트 계층인 Joule을 통해 제품화 경로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프라이부르크에 본사를 둔 Prior Labs는 2025년 2월 발더턴 캐피털(Balderton Capital) 주도로 약 930만 달러의 프리시드 투자를 받은 바 있다. 같은 영역의 경쟁사 Neuralk-AI보다 많은 금액이지만, 같은 해 2월 2억 5,500만 달러 시리즈 A로 스텔스를 탈출한 Fundamental에는 못 미친다. 발더턴 파트너 제임스 와이즈(James Wise)는 이번 인수를 X에 “독일 역사상 가장 큰 벤처 성과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SAP CFO 도미니크 아삼(Dominik Asam)은 지난 1월 CNBC와의 인터뷰에서 “관건은 SAP가 이 기술들을 R&D 포트폴리오에 얼마나 빠르게 결합해 상대적 규모의 경제 우위를 유지하느냐다”라고 말한 바 있다. SAP의 행보는 ‘Headless 360’ 아키텍처를 통해 OpenClaw 등 고객이 원하는 에이전트를 자유롭게 선택하도록 한 Salesforce와는 정반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