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부동산, 현금보다 비싼 앤스로픽·OpenAI 주식으로 거래된다
베이 에어리어에서 부동산만큼 값진 것은 드물다. 샌프란시스코 주택 중간값은 200만 달러를 넘어섰고, 지난달에는 최소 7채가 호가보다 100만 달러 비싸게 팔렸다. 매수자들은 경쟁에서 밀리지 않으려 현금 지불이나 조건부 계약 포기를 자처한다. 그런데 집보다, 어쩌면 돈 자체보다 더 값진 것이 있다. 바로 앤스로픽과 OpenAI의 주식이다.
지난주 샌프란시스코의 인기 주거지 듀보스 트라이앵글에 있는 에드워디언 양식 주택 '160 노이 스트리트'가 290만 달러, 또는 두 회사의 현재 기업가치를 기준으로 한 앤스로픽·OpenAI 주식 상당액에 매물로 나왔다. 매물 담당 에이전트 레이철 스완은 다른 집 오픈하우스에서 앤스로픽 직원 여러 명을 만난 뒤 이런 독특한 조건을 떠올렸다고 말했다.
스완은 "이들은 장부상 자산은 많지만, 원하는 것을 할 현금 유동성은 늘 있는 게 아니다"라고 했다. 일부 직원은 앤스로픽 주식으로 최대 5,000만 달러를 손에 쥘 것으로 기대하면서, 그 주식을 지렛대 삼아 집을 살 수 있는지 궁금해했다고 한다. "이런 얘기가 계속해서 반복됐다"고 스완은 전했다.
스완의 매물은 독특하지만 유일하진 않다. 지난 4월 투자은행가 스톰 던컨은 밀밸리의 자택과 인접 부지를 앤스로픽 주식과 교환하겠다고 제안했다. 5월에는 테크 기업 PR 대행사를 운영하는 비제이 채타가 힐즈버그의 집을 250만 달러, 또는 앤스로픽 주식 200만 달러어치에 내놨다. 채타는 "집을 팔고 싶고 앤스로픽에 투자하고 싶다. 둘을 합치지 못할 이유가 있나"라고 말했다.
채타의 집은 침실 3개, 욕실 3개에 수영장과 보치 코트를 갖췄고, 유명 와이너리가 모인 소노마 카운티에 있다. 게다가 에어비앤비 같은 플랫폼에 올릴 수 있는 단기 임대 자격까지 딸려 있는데, 힐즈버그에서 이 자격을 갖춘 집은 소수에 불과하고 한 해 매물로 나오는 것도 12채 안팎이다.
채타는 앤스로픽 직원에게는 50만 달러를 할인해 주겠다고 했다. 앤스로픽 주식 가치가 다른 어떤 투자보다 빠르게 오를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해 앤스로픽의 성장세는 미친 수준"이라며 2월에 회사가 내세운 3,800억 달러 기업가치를 언급했다. "이제 9,650억 달러로 자금을 모으고 있다. 석 달 만에 약 3배"라는 것이다. 그는 OpenAI가 아닌 앤스로픽 주식만 받겠다고 했는데, 앤스로픽 제품을 선호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런 매물은 투자자들이 앤스로픽과 OpenAI의 사상 최고 기업가치에 군침을 흘리는 시점에 나왔다. 베이 에어리어 기준으로 부유한 사람들조차 두 회사의 증시 데뷔로 생길 부에 FOMO를 느끼고 있다. 월요일 앤스로픽은 기업공개 서류를 제출했고, OpenAI도 몇 달 안에 신청할 준비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많은 이들은 이들 주가가 오르기만 할 것이며 지금 지분을 확보하면 대박을 칠 수 있다고 믿는다.
사람들이 2차 시장에서 두 회사 지분을 사들이려 몰리면서, 적법한지 불분명한 거래가 난무하고 있다. 이에 앤스로픽은 올봄 '비인가 앤스로픽 주식 매각' 관련 정책을 갱신해, 이사회의 적절한 승인 없이 주식을 판다고 주장하는 거래는 무효라고 명시했다. 앤스로픽 대변인은 주식과 부동산 교환 가능성을 묻자 이 정책을 언급했다.
힐즈버그 집의 담당 에이전트 데이비드 하그리브스는 이런 거래를 감독한 적은 없지만, 비트코인으로 값을 치른 주택이나 두 소유주가 부동산을 맞바꾼 사례는 들어봤다고 했다. 채타는 "어떻게 굴러갈지 전혀 모른다"며 앤스로픽의 AI 에이전트 클로드에게 알아봐 달라고 부탁했다고 덧붙였다.
샌프란시스코 럭셔리 매물을 다루는 에이전트 헬레나 잘루도바는 이런 매물을 "영리한 술책"이라 부르며 "에스크로 회사는 증권, 특히 비상장 증권은 다룰 수 없다"고 지적했다. 다만 앤스로픽·OpenAI 주식을 언급하는 데는 분명한 이점이 있다고 했다. "언론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게 만든다"는 것이다. 실제로 스완은 160 노이 스트리트가 지난주 매물 등록 이후 꾸준한 관심을 받았고, 앤스로픽이나 OpenAI 고객을 둔 여러 에이전트가 집을 보고 싶다고 연락해 왔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