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출신 개발자, AI 거품 마다하고 '옛날 웹' 역사지도 사이트로 자립
메타(옛 페이스북) 엔지니어 출신의 기술 창업가 크레이그 캠벨은 2022년 인공지능(AI)으로 쏟아지는 투자금을 마다하고 하필이면 '웹사이트'를 만들기로 했다고 IT 매체 더버지가 전했다. 그는 같은 해 쇼피파이 입점 사업자를 위한 전자상거래 도구를 매각했는데, AI 붐이 한창이던 때 기존 벤처캐피털 투자자들은 "다른 걸 시작하라, 백지수표를 써주겠다"며 재촉했다.
캠벨이 만든 서비스는 '패스트 맵스(Past Maps)'다. 특정 지역의 옛 지도를 현재 지도 위에 겹쳐 보여주고, 투명도를 조절해 두 화면을 오갈 수 있게 한 사이트다. 지도는 미국 지질조사국(USGS) 등 공개 자료에서 가져오지만, 이를 탐색하는 도구는 캠벨이 직접 개발했다.
출발점은 그의 금속 탐지 취미였다. 옛 건물과 길의 현재 위치를 짚어 유물을 찾을 새 장소를 가려내려고 만든 도구를 레딧의 금속 탐지 애호가들과 공유했는데, 다른 사람들도 쓰고 싶어 하면서 새 사업으로 이어졌다.
성장세는 꾸준했다. 캠벨에 따르면 이용자는 월평균 2만 명에서 3년 차인 현재 월 30만 명 이상으로 늘었다. 수입은 캠벨 부부의 생계를 유지할 정도다. 그는 "페이스북에서 중간급 엔지니어(E4)였을 때와 비슷하게 번다"고 말했다.
패스트 맵스의 최대 유입 경로는 구글 검색 결과다. 캠벨은 사람들이 관심 지역의 역사 정보를 찾을 때 패스트 맵스가 검색 순위에서 올라가는 것을 일찍 발견했다. 지도와 웹페이지를 구글이 이해하는 방식으로 태깅하자 트래픽이 쌓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는 "이것이 웹이 원래 작동해야 하는 방식이고, 진짜 옛날 방식 웹"이라며 "아주 작은 틈새에서만 살아 있다"고 말했다.
10~15년 전 옛날 방식 웹 운영자라면 수익 대부분을 디스플레이 광고에 기댔겠지만, 패스트 맵스는 구독 모델을 택했다. 무료로 맛보기는 가능하되 더 깊이 쓰려면 주간 이용권 9달러 또는 연 52달러를 내야 한다. 구독은 변동성 큰 마케팅 예산이나, 2025년 미국 법원이 불법 독점으로 판결한 구글 중심의 광고 기술 업계로부터 캠벨을 보호해준다.
AI가 열린 웹을 잠식한다는 우려 속에서도 캠벨은 AI 도구를 사업에 적극 끌어들였다. 예전엔 하루 한두 시간씩 직접 고객 문의를 처리했지만, 지금은 데스크톱의 로컬 에이전트 모델이 노트북이 켜져 있을 때 한 시간에 한 번 지메일에 접근해 1차 분류를 맡는다. 스팸과 마케팅 메일을 걸러내고 처리할 사안을 추려 답변 초안까지 작성해, 고객 응대 시간을 하루 10분 정도로 줄였다.
환불 요청이 들어오면 에이전트가 스트라이프(Stripe)로 환불과 구독 취소 처리를 준비해두고 캠벨에게 알린다. 그러면 그가 요청을 검토해 승인하거나 거절하고, 메시지를 확인한 뒤 발송한다.
캠벨은 옛 지도용 문자인식(OCR) 도구를 만드는 데도 AI를 활용하고 있다. 옛 지도는 강 같은 지형을 따라 글자가 휘고 자간이 일정치 않으며 서로 겹쳐 있어 기존 OCR로는 잘 처리되지 않는다. 추론 기능을 갖춘 최신 거대언어모델(LLM)에서 더 나은 결과를 얻었지만, 단순히 "이 지도를 OCR 해줘"라고 지시하는 것만으로는 안 된다고 그는 말했다.
그는 도구에만 의존하기보다 인간의 실험 감각과 LLM 능력을 결합하는 데서 성과를 봤다고 했다. "여전히 인간 수준의 추론과 창의성, 수십 년간 이런 도구를 써온 경험을 엮어내는 능력은 못 따라온다"며 "인간의 불꽃을 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I 골드러시를 등졌지만, 그는 오히려 클로드 코드와 AI 요약의 시대에 성공적인 온라인 사업의 공식을 찾아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