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컴퓨터 기업 퀀티넘, 적자에도 뉴욕증시 상장에 투자 수요 몰린다
양자컴퓨터 제조사 퀀티넘(Quantinuum)이 큰 적자에도 뉴욕증권거래소 상장을 앞두고 예상을 웃도는 투자 수요를 확인했다. 회사는 목요일 증시 데뷔를 앞두고 발행할 주식의 가격과 수량을 모두 끌어올렸는데, 이는 시장의 수요가 당초 예상보다 높다는 신호다.
퀀티넘은 지난해 약 2억 달러의 손실을 냈고 2026년 1분기에는 매출마저 감소했다. 회사는 자사 기술이 끝내 작동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까지 밝혔지만, 투자자들은 오히려 이 회사 주식을 사겠다고 몰려들고 있다.
양자컴퓨터는 현재의 컴퓨터가 풀지 못하는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약속하는 초기 단계 기술이다. 신약 개발부터 국방까지 여러 분야에서 상업적 우위를 열어줄 수 있다는 기대를 받는다. 수많은 스타트업과 함께 IBM, 구글 같은 거대 기술기업도 충분히 강력한 양자컴퓨터를 만들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
막대한 비용이 드는 작업이다 보니, 최근 여러 기업이 높은 기술주 밸류에이션을 활용해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려 상장에 나섰고 투자자들도 이 골드러시에 올라타려 앞다퉈 몰려들었다. 미국 내 상장 양자컴퓨터 기업 수는 올해 초 이후 두 배로 늘었다.
정부 지원도 일부 투자자를 안심시킨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 5월 미국 상무부는 퀀티넘에 대한 1억 달러를 포함해 9개 양자 기업에 총 2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UCLA의 물리과학·전기컴퓨터공학 교수 프리네하 나랑은 이 같은 정부의 신뢰가 퀀티넘이 데뷔를 앞두고 투자자 지지를 확보하는 데 '순풍'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양자는 아직 제대로 시험대를 거치지 않았다"며 "바로 그 점 때문에 많은 기업과 투자자가 퀀티넘 IPO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퀀티넘은 올해 미국에 상장하는 네 번째 양자컴퓨터 기업이지만, 더 느리고 규제가 까다로운 정식 기업공개(IPO) 절차를 밟는 첫 사례다.
다만 아직 어느 기업도 상업적으로 가치 있는 수준의 양자컴퓨터를 만들지 못했고, 언제 혹은 과연 가능하기는 할지도 불확실하다. 양자 보안기업 BTQ 테크놀로지스의 올리비에 루시 CEO는 "지금까지 양자 분야 대부분의 기업과 주식은 사업을 사는 게 아니라 확률을 사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