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딧 월드컵 팬들, AI 티켓 분석 도구 만들어 FIFA 바가지 가격에 맞선다
2026 월드컵 티켓 가격에 분노한 축구 팬들이 AI로 만든 티켓 분석 도구를 무기로 FIFA와 암표상에 맞서고 있다고 와이어드가 보도했다. 14만 명이 넘는 회원이 모인 레딧 커뮤니티 r/WorldCup2026Tickets가 그 중심이다.
발단은 치솟은 가격이었다. FIFA는 코너 플래그 부근의 평범한 좌석에도 450달러를 매겼고, 이번 대회는 역대 가장 비싼 월드컵으로 불린다. 7월 19일 결승전 티켓 한 장은 1,150만 달러에 올라오기도 했다. 비영리 단체인 FIFA는 재판매가 이뤄질 때마다 30%의 수수료를 챙기며, 이는 구매자와 판매자가 절반씩 부담한다.
팬들의 집단행동은 효과를 냈다. 5월 17일 요르단과 알제리 경기는 공식 마켓플레이스에서 처음으로 티켓 가격이 100달러 아래로 떨어진 경기가 됐고, 서브레딧은 이를 기념했다. 커뮤니티에는 사지 말라는 글과 버텨라(HOLD)는 밈이 넘쳐났는데, 이는 2021년 r/WallStreetBets의 게임스톱 사태를 연상시킨다.
시카고에 사는 회원 루크는 4월 18일 시트사이드킥(SeatSidekick)이라는 웹사이트를 공개했다. 앤스로픽의 클로드 코드로 단 5일 만에 만든 이 사이트는 출시 한 달 만에 순방문자 17만 8,000명과 100만 회가 넘는 페이지뷰를 기록했다. FIFA 예매 사이트의 백엔드를 훑어 좌석 현황을 가격순으로 거의 실시간 제공하고, 가격 추이와 저가 매물 알림도 보여준다.
도구는 실제로 가격을 끌어내렸다. 음바페와 마네가 뛰는 뉴욕의 프랑스-세네갈 경기는 5월 2주 사이 최저 입장가가 25% 떨어져 약 450달러가 됐다. 루크는 사람들이 가격 하락을 승리처럼 공유하며 서로 기다리라고 독려한다고 말했다.
팬들은 같은 도구로 사기꾼도 걸러낸다. 누군가 터무니없는 값에 티켓을 내놓으면 다음 댓글에서 시트사이드킥에는 같은 구역이 500달러 더 싸게 나와 있다고 지적하는 식이다. 애틀랜타의 데이터 과학자 데이비드 디링도 클로드로 가격 책정 도구를 만들었지만, 판매자를 돕는 것으로 비쳐 서브레딧에서 뭇매를 맞았다고 했다.
커뮤니티는 FIFA의 30% 수수료를 피하려고 왓츠앱에 별도 거래 채널까지 만들었다. 첫 그룹이 왓츠앱의 1,024명 한도에 도달하자 두 번째 그룹이 생겼고, 운영진은 거의 매시간 거래가 이뤄진다고 전했다. 모더레이터 콜먼은 공식 재판매가 800달러인 뉴욕 경기 티켓 4장을 장당 500달러에 직접 거래로 구해, 15% 구매 수수료까지 따지면 총 1,680달러를 아꼈다고 했다.
불만은 소송으로도 번지고 있다. 일부 팬은 지불한 것보다 나쁜 좌석을 배정받았다며 집단소송 가능성을 거론하는데, FIFA가 추첨 단계가 끝난 4월에야 수천 달러짜리 맨 앞줄 좌석 등급을 새로 공개한 점이 도마에 올랐다. 5월 27일에는 뉴욕과 뉴저지 검찰총장이 FIFA의 티켓 판매 관행을 조사하며 소환장을 발부했다.
시트사이드킥 집계로는 개막을 일주일여 앞두고도 26만 장이 넘는 티켓이 여전히 팔리지 않은 상태다.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의 토마스 차모로-프레무지치 경영심리학 교수는 생성형 AI 시대의 첫 월드컵인 만큼, 기술에 능한 이용자와 이를 막으려는 조직 사이에 쫓고 쫓기는 게임이 벌어질 수 있다고 봤다.
FIFA는 여러 차례의 논평 요청에 답하지 않았다. 루크는 FIFA가 자신이 데이터를 끌어오던 주요 경로를 막았지만 우회로를 찾았다며, 자신의 사이트가 오히려 팬들이 원하는 좌석을 적정 가격에 찾도록 도와 FIFA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다. 정작 그도 일본 경기 티켓을 비싸게 샀지만, 여자친구와 월드컵을 보게 돼 기쁘다고 했다.